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사진작가들이 사랑한 여행지, 그 장면을 직접 담고 싶어지는 곳

by pocketmoneyinfo 2025. 4. 1.

여행이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누군가는 그 장면을 더 오래 남기고 싶어 합니다. 바로 사진작가들이죠. 그들에게 여행은 단순한 힐링이 아니라 영감을 얻고, 시선을 훈련하며, 새로운 빛을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이런 그들이 ‘꼭 가보라’고 말하는 장소는 다릅니다. 유명세보다는 빛의 흐름, 색감의 조화, 그리고 이야기의 깊이가 담긴 곳들이죠.

이번 글에서는 국내외 사진작가들이 실제로 촬영을 위해 자주 찾거나, 강력히 추천하는 특별한 여행지 세 곳을 소개합니다. 자연의 경이로움, 문화의 정취, 색의 감각을 모두 갖춘 장소들입니다. 이 글을 통해 여행지 선정의 폭을 넓히고, 감성 충전은 물론 인생작을 남길 수 있는 여행지를 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여행 썸네일

1. 아이슬란드 - 빛과 얼음, 불의 땅에서 태어난 초현실의 풍경

아이슬란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자연 풍경을 가진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대자연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이 나라는 단순한 풍경 사진을 넘어서, 마치 한 편의 판타지 영화 같은 장면을 만들어줍니다. 그래서일까요? 세계적인 풍경 사진작가들이 매년 수차례 이곳을 방문하며, ‘평생 단 한 번은 꼭 가야 할 곳’이라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촬영 포인트는 **요쿨살론 빙하호수**입니다. 남동부에 위치한 이 빙하호수는 빙하가 갈라져 나온 얼음 조각들이 바다로 흘러가기 전 잠시 머무는 장소입니다. 빙하와 호수, 그리고 드물게 떠오르는 일출이 만나면 빛의 굴절로 하늘과 얼음이 하나처럼 반사되어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심지어 얼음조각 위로 갈매기가 날아드는 순간까지 포착된다면, 한 장의 사진이 작품이 되는 거죠.

또한 아이슬란드는 **오로라 촬영의 성지**로 유명합니다. 북위 64도라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9월부터 3월까지는 오로라를 자주 볼 수 있는데, 특히 ‘Thingvellir 국립공원’, ‘스카프타펠’, ‘세이디스피요르뒤르’ 지역은 도시 불빛에 방해받지 않고 오로라를 찍기에 최적입니다. 초록빛이 하늘을 가로지르고, 그 아래로 펼쳐진 흰 설원과 검은 화산지대는 색의 대비가 완벽해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사진작가들이 아이슬란드를 더욱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는 ‘날씨의 변화무쌍함’에 있습니다. 아침에 맑다가도 오후에는 폭설이 내리고, 다시 해가 비치는 기이한 기후는 한 장소에서도 수십 가지의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게 해 줍니다. 그렇기에 아이슬란드에서의 촬영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마주하는 경험이 됩니다. 스냅숏 한 장조차도 다른 나라에서라면 일생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작품이 되는 마법 같은 장소죠.

단, 아이슬란드 촬영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날씨가 급격히 변하기 때문에 방수 기능이 좋은 카메라 보호 장비, 방한복, 차량용 난방기 등이 필수입니다. 드론 촬영 시에는 현지의 비행 허가 여부를 미리 체크하는 것이 좋고, 일부 국립공원은 허가 없이 촬영할 수 없는 곳도 있으니 사전 리서치가 필수입니다. 이런 고생을 감수하더라도, 아이슬란드는 그만한 가치를 수백 배로 돌려주는 장소입니다.

2. 일본 나가사키 - 시간의 층위를 담은 골목, 조용한 스토리텔링

아이슬란드가 대자연의 장엄함을 보여주는 곳이라면, 일본 나가사키는 시간의 흐름과 정서를 기록하기 좋은 도시입니다. 특히 거리 사진, 스냅사진, 흑백 감성 사진을 즐기는 작가들에게는 ‘작은 이야기’들이 숨어있는 보물 같은 공간이죠. 도쿄나 오사카처럼 번쩍이는 화려함은 없지만, 오래된 골목과 조용한 일상 속에서 만나는 풍경이 더 큰 울림을 줍니다.

나가사키는 일본 역사상 유일하게 서양과 교류하던 시기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16세기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상인이 드나들며 만들어진 다양한 건축물과 문화가 아직도 도심 곳곳에 남아있죠. 그래서 이곳을 걷다 보면 전통적인 일본 가옥 사이에 유럽풍 성당이나 벽돌 건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질적인 조화는 프레임 속에서 독특한 구성을 만들어내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입니다.

사진작가들이 특히 애정하는 곳은 **데지마(出島)**와 **구라바엔(글로버가든)**입니다. 데지마는 인공 섬 형태의 무역 기지였던 곳으로, 당시의 건축양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역사적인 다큐멘터리 느낌의 사진을 찍기에도 제격입니다. 반면 구라바엔은 유럽풍 저택과 아름다운 정원이 어우러져 있어, 색채 대비가 아름다운 인물사진이나 풍경 사진 모두에 적합합니다.

하지만 나가사키의 진짜 매력은 언덕과 골목입니다. 이 도시는 평지가 드물어 대부분의 주택이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데, 그 덕분에 다양한 앵글과 구도를 만들어내기 쉽습니다. 특히 **사루쿠 거리**나 **이나사야마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멀리 항구의 불빛과 가까이 보이는 지붕들의 배열이 한 장의 수채화처럼 펼쳐져 사진의 깊이를 더합니다.

사진작가들은 나가사키를 '조용한 스토리텔링 도시'라고 부릅니다. 순간 포착보다, 천천히 걷고 기다리며 시간의 결을 담는 촬영이 주가 되기 때문입니다. 나가사키의 햇살은 강하지 않지만 따뜻하고, 바람은 세지 않지만 꾸준합니다. 그런 리듬을 사진으로 옮길 수 있는 도시, 바로 그런 점에서 사진가들이 이 도시에 매료되는 것이겠죠.

3. 모로코 셰프샤우엔 - 색으로 말하는 도시, 블루 판타지를 걷다

전 세계 사진작가들이 ‘컬러 촬영의 정수’라 부르는 도시, 셰프샤우엔. 모로코 북부의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 하나. 모든 건물이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색이 예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도시에는 빛과 그림자, 색감의 깊이, 그리고 삶의 일상이 독특하게 섞여 있어 사진이라는 예술을 탐험하기에 최고의 장소입니다.

이 도시는 15세기 유대인 난민들에 의해 세워졌는데, 당시 그들이 푸른색이 ‘하늘과 신’을 상징한다고 믿으며 건물 외벽을 파랗게 칠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지금도 주민들은 매년 페인트로 벽을 덧칠하며 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죠. 덕분에 도시 전체가 파란 물감으로 적신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사진작가들에게 셰프샤우엔은 ‘움직이는 피사체조차 배경과 어우러지는 도시’입니다. 구불구불한 계단, 자갈이 깔린 좁은 골목, 문 앞에 앉은 고양이, 파란벽을 따라 늘어진 빨래, 이를 바라보는 아이들—모든 것이 장면이 되고, 그 자체로 이야기가 됩니다. 특히나 ‘광각 렌즈’를 활용해 시야의 깊이를 강조하거나, ‘프라임 렌즈’로 인물의 표정을 부드럽게 담으면 셰프샤우엔의 감성이 고스란히 사진으로 옮겨집니다.

또한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 부드러운 햇살이 비스듬히 벽을 스칠 때 셰프샤우엔의 파란색은 가장 맑고 선명하게 빛납니다. 오후에는 그림자가 깊어져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시간대별로 반복 촬영을 추천하는 작가들도 많습니다. 셰프샤우엔은 파란 도시라는 하나의 특징 안에서 무한한 변주를 보여주는 매혹적인 공간입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좁은 골목이 많아 삼각대나 대형 장비 사용이 어렵고, 일부 주민들은 촬영을 원치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전 동의가 필요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카메라에 익숙한 편이어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면 좋은 장면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습니다. 촬영을 마친 후에는 현지 카페에 앉아 민트차 한 잔과 함께 사진을 정리해 보세요. 셰프샤우엔의 감성은 사진 속에서도 오랫동안 살아 숨 쉴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아이슬란드, 나가사키, 셰프샤우엔은 단순히 '예쁜 곳'이 아닙니다. 사진작가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찾고 머물며, 스토리를 만들어온 공간들입니다. 빛, 시간, 색, 감정이 교차하는 이 장소들은, 여행 그 자체가 작품이 되고, 셔터 한 번에 마음이 담기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사진은 순간을 영원히 남기는 예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디를 찍느냐’보다 ‘어디서 느끼느냐’가 더 중요하죠. 이번 여행에서는 전문가의 시선으로 골라낸 이 장소들을 직접 걸으며, 당신만의 시선과 감성을 담아보세요. 그리고 그 장면을 오래 간직하세요. 그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당신의 사진 한 장이 누군가의 여행이 되니까요.